2026년 8월 학위수여식사
사랑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오늘 학위수여식을 맞아 새로운 출발선에 선 졸업생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처음 연세 캠퍼스에 발을 내디뎠던 설렘을 뒤로하고, 오늘 각자의 꿈을 안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여러분의 모습이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분이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한결같은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신 학부모님과 가족 여러분께 연세대학교를 대표하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졸업생들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기 위해 함께해 주신 허동수 이사장님과 이사님들, 이경률 총동문회장님을 비롯한 동문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졸업생 여러분을 가르치고 이끌어 주신 교수님들, 학생들의 배움과 대학 생활을 든든히 지원해 주신 직원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기쁠 때나 어려울 때나 곁을 지켜 준 친구와 동료 여러분께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여러분이 걸어온 길은 모두 달랐습니다. 앞으로 나아갈 길도 서로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같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배우고 연구하며, 오늘에 이르기까지 성실하게 걸어왔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오늘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는 여러분께는 더욱 각별한 축하의 인사를 보냅니다. 긴 시간 한 분야를 깊이 탐구하며 쌓아온 노력과 인내는 그 자체로 큰 성취입니다.
오늘부터 여러분은 저마다 다른 길을 걸어가게 됩니다. 어떤 분은 연구를 계속 이어갈 것이고, 어떤 분은 기업과 공공기관, 학교와 병원에서 새로운 역할을 시작할 것입니다. 또 어떤 분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또 다른 도전을 선택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걸어갈 길은 서로 다르지만, 연세에서 배우고 익힌 지식과 경험은 어디에서든 의미 있는 가치로 이어질 것입니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중요한 것은 직업이나 직함이 아닙니다. 그 자리에서 어떤 마음으로 일하고,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그것이 앞으로 여러분의 삶을 만들어 갈 기준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오늘 여러분이 받는 학위는 단순히 하나의 자격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연세에서의 배움을 바탕으로 더 넓은 세상에서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해 나갈 준비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소중한 이정표입니다.
존경하는 졸업생 여러분,
지난 4월 저는 국제캠퍼스에서 신입생들과 ‘The Good Life, A Great Question’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때 학생들에게 던진 질문은 단순했습니다.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을 받으면 많은 사람이 성공을 먼저 떠올립니다. 좋은 직장을 얻고,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받으며, 경제적으로도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은 누구나 바라는 목표이며 충분히 가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성공과 좋은 삶이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성공은 때로 개인의 성취를 의미하지만, 좋은 삶은 자신의 성취를 넘어 다른 사람의 삶에 힘이 되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삶입니다. 저는 그러한 삶이야말로 연세가 오랫동안 추구해 온 교육의 이상이며, 우리가 함께 지향해야 할 모습이라고 믿습니다.
좋은 삶에는 정해진 답이 없습니다.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지 스스로 묻고, 그 질문에 자신의 선택과 행동으로 답하며 살아가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배우는가.
내가 가진 지식과 능력은 누구를 위해 쓰일 것인가.
그리고 내가 이루는 성취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오늘 졸업하는 여러분도 이제 이러한 질문을 품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 답은 누군가가 미리 알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들, 선택하게 될 길, 그리고 살아가는 시간 속에서 조금씩 완성되어 갈 것입니다. 어쩌면 연세대학교가 여러분에게 가르쳐 준 가장 중요한 배움도 바로 여기에 있을지 모릅니다.
졸업생 여러분,
저는 얼마 전, 이러한 삶의 태도를 실천으로 보여주신 한 분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평생 간직해 오신 순금을 대학에 기부하시며, 학생들의 교육과 대학의 발전에 써 달라는 뜻을 전하셨습니다. 그분은 자신의 이름을 알리거나 특별한 예우를 바라지 않으셨습니다. 다만 자신이 오랫동안 간직해 온 것을 다음 세대의 미래를 위해 나누고 싶다는 마음을 전하셨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며, 연세대학교의 힘이 훌륭한 제도나 물질적 기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서 사람으로 이어지는 따뜻한 마음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좋은 삶은 얼마나 많이 이루었는가보다, 자신이 받은 것을 얼마나 기꺼이 다시 나누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이 받는 학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학위는 여러분만의 성취만이 아니라 가족과 스승, 친구, 그리고 사회가 함께 만들어 준 결실입니다. 그렇기에 여러분의 성공이 또 다른 누군가의 기회가 될 때, 오늘의 졸업은 비로소 더욱 큰 의미를 갖게 될 것입니다.
이제 새로운 여정을 힘차게 시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인공지능은 사회와 산업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국제질서는 더욱 복잡하고 불확실해지고 있으며 기후위기와 인구구조의 변화 역시 삶의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여러분을 가장 불확실한 미래로 초대합니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깊이 생각하고, 끊임없이 배우며, 배운 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삶의 가치는 변하지 않습니다. 자신을 넘어 이웃과 사회를 함께 생각하고, 그 마음을 행동으로 이어가는 삶이 바로 '좋은 삶(The Good Life)'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자랑스러운 연세의 동문이 되신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은 이제 각자가 나아가는 세상에서 연세의 ‘홍보대사’가 될 것입니다. 연세를 대표한다는 것은 연세가 추구해 온 가치를 삶으로 실천하는 일을 뜻합니다. 진리 앞에 겸손하고, 자유를 책임 있게 누리며, 이웃과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것입니다.
141년의 연세 역사는 수많은 연세인의 ‘좋은 삶(The Good Life)’이 모여 만들어졌습니다. 이제 그 역사 위에 여러분의 이야기가 새롭게 더해질 것입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여러분의 앞날에 하나님의 은총과 축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6년 8월 28일
연세대학교 총장 윤동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