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움직임으로 물을 검사하고 살균하는 캡슐”
연세대 김상우 교수팀, 전원·화학약품 없는 자가발전 물 정화 캡슐 개발
- 수질 감지·무선 전송·병원균 살균을 하나의 부유 캡슐에 통합 -
- 전력망 없는 재난·고립 지역 식수 안전 기술 -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신소재공학과 김상우 교수 연구팀이 외부 전원이나 화학약품 없이 물의 오염 가능성을 감지하고 병원성 미생물을 살균할 수 있는 자가발전 부유형 캡슐을 개발했다.
안전한 식수 확보는 인류의 기본적인 보건 문제이지만, 농촌·고립 지역·재난 지역에서는 전력망과 위생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물의 오염을 현장에서 즉시 확인하고 처리하기 어렵다. 기존의 수질 감지 기술은 별도 전원이나 화학 시약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염소 처리·자외선 조사·막 여과 등 기존 소독 기술 역시 지속적인 에너지 공급이나 장비 유지가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 위에 띄워 사용하는 캡슐형 장치에 수질 감지, 무선 데이터 전송, 전기천공 기반 살균 기능을 모두 통합했다.
연구팀은 손으로 흔드는 동작을 통해 전자기 유도 방식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이를 통해 총용존고형물(Total Dissolved Solids, 이하 TDS) 감지와 블루투스 데이터 전송 기술을 구현했다. 또한 캡슐이 물 위에 떠서 움직이는 과정에서는 보행, 물결, 약한 바람 등 일상적인 저주파 움직임에 의해 정전기를 발생시키고, 이를 전도성 폴리피롤 나노로드 전극 끝단에 집중시켜 병원성 미생물을 살균하는 데 성공했다.
캡슐 내부에는 자석과 코일로 구성된 전자기 발전기가 삽입돼 있으며, 사용자가 약 3초간 손으로 흔들면 mA 수준의 전류가 발생한다. 이 전력은 TDS 센서와 블루투스 저전력 통신 모듈을 구동해 측정값을 스마트폰, 워치, 디스플레이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전송한다.
TDS는 물속에 녹아 있는 이온성 물질의 총량을 의미하며, 일반적인 생활하수, 농업 유출수, 축산 폐수 등에서 나타나는 화학적 오염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TDS가 250 mg L⁻¹ 미만일 경우 화학적 오염 위험이 비교적 낮은 물로 판단하고, 이후 병원성 미생물 살균 단계를 진행하도록 설계했다. 반대로 TDS가 기준값을 초과할 경우 해당 물은 음용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폐기하도록 안내한다.
살균 단계에서는 캡슐이 물 위에 떠 있는 상태에서 보행이나 약한 바람에 의해 위아래로 움직이며 작동한다. 이때 캡슐의 ABS 외부 표면과 물 사이에서 접촉대전이 발생하고, 캡슐 표면에 부착된 폴리피롤 나노로드 전극에 전하가 유도된다. 나노로드 끝단에 집중된 전하는 국소적으로 강한 전기장을 형성하며, 이 전기장이 박테리아 세포막과 바이러스 캡시드에 손상을 주는 전기천공 현상을 유도한다.
연구팀은 대장균, 고초균, MS2 박테리오파지를 모델 미생물로 사용해 살균 성능을 검증했다. 1L 물에서는 약한 1Hz 진동 조건에서 대장균과 MS2가 20분 이내, 고초균이 25분 이내 검출되지 않는 수준까지 제거됐다. 실제 적용 조건에서도 1L 수돗물·강물·호수 물을 대상으로 보행 움직임을 이용해 30분 내 완전 살균을 달성했으며, 4L 강물에서는 약한 바람에 의한 물결 움직임만으로 52분 내 완전 살균을 구현했다.
또한 연구팀은 4L 강물에서 120회 반복 살균 실험을 수행해 장기 안정성을 확인했다. 반복 구동 이후에도 살균 성능은 유지됐으며, 유해 부산물이 거의 생성되지 않아 안전성이 확인됐다. 제작 비용 역시 미화 25달러 미만으로 전력망 접근성이 낮은 지역, 야외 활동, 재난 현장 등에서 활용 가능한 저비용 분산형 물 안전 기술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상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물을 마시기 직전 현장에서 오염 가능성을 확인하고, 외부 전원이나 화학약품 없이 병원성 미생물을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자가발전 물 안전 플랫폼”이라며, “전력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과 재난 상황에서 안전한 식수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제1 저자인 박민재 석박사통합과정생은 “수질 감지와 살균을 하나의 부유형 캡슐에 통합함으로써, 사용자가 물을 직접 채취한 뒤 즉시 오염 가능성을 판단하고 살균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일상적 움직임만으로 작동하는 만큼 실제 현장 적용성이 높은 기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존 수질 감지 및 소독 기술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 배터리, 태양광 패널, 염소계 화학약품 등에 의존해 왔던 한계를 극복한 기술이다. 연구 결과는 물 분야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워터(Nature Water)’에 지난 6월 8일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중국 인민대학교 Zheng-Yang Huo 교수와의 국제 공동연구로 수행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리더연구자사업, 선도연구센터(ERC), 국가연구소(NRL 2.0) 및 연세 월드클래스 펠로우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붙임 1. 연구진 사진 1장.
2. 연구 모식도 2장. 끝.
(사진 설명)
1. (왼쪽부터)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김상우 교수, 박민재 석박사통합과정생, 이동민 박사후연구원
2. 자가발전 수질 감지·살균 부유 캡슐의 구조와 사용 방법.
3. 자가발전 부유 캡슐의 수질 감지 및 정전기 생성 성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