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학위수여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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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4.08.30

2024년 8월 학위 수여식사


오늘 영예로운 졸업장을 품에 안고 정든 교정을 떠나는 졸업생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아울러 뜻깊은 이날을 축하하기 위해 자리해 주신 허동수 법인 이사장님과 이사님들, 이경률 총동문회장님, 전임 총장님들, 그리고 내외귀빈 여러분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우리 졸업생들을 변함없는 사랑과 우정으로 지지하고 응원해 주신 가족분들과 친구분들, 모든 연세 가족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드립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성취의 기쁨과 함께 만감이 교차하리라 생각합니다. 연세 울타리 안에서 있었던 기뻤던 일, 슬펐던 일, 화났던 일, 즐거웠던 일들이 모두 모여 여러분이 지금 이 자리에 있습니다. 머릿속에는 지식과 지혜를, 가슴 속에는 열정과 용기를 가득 품고, 이제 여러분을 기다리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졸업생 여러분,


우리는 얼마 전 기쁜 소식을 접했습니다.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QS (Quacquarelli Symonds)가 발표한 ‘2025 세계대학평가’에서 개교 이래 처음으로 세계 50위권에 진입했고, 3년 연속 ‘아시아 사립대 1위’로 선정되었습니다. 또한, ‘타임스 고등교육(Times Higher Education)’에서 발표한 ‘2024 THE 세계대학 영향력 평가’에서 세계 11위, 아시아 1위에 올랐습니다. 이 자리의 주인공인 졸업생 여러분들과 모든 교직원 선생님의 뜨거운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연세의 위상을 드높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러한 경사(慶事) 속에서 여러분이 특별히 눈여겨봤으면 하는 지표가 있습니다. 우리 연세대학교가 UN 2030 어젠다(Agenda)의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에 대한 기여도에서도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 분야, 산업, 혁신, 사회기반시설 분야, 그리고 정의, 평화, 효과적인 제도 분야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우리 연세대학교가 교육과 연구에서만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으로 국제사회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각별한 기쁨으로 다가왔습니다.


세상을 향해 새로운 걸음을 내딛는 졸업생 여러분,


오늘 저는 여러분에게 이 지속가능성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지속가능성이라는 개념은 참 넓고 복잡합니다. 야심 차게 설정한 목표는 큰데, 거기 이르는 길과 실천은 그리 순탄치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그 만만치 않은 길에서 저는 우리가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공존’이라는 가치입니다. 인류와 지구의 지속 가능한 미래는 결국 우리가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의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제한된 자원을 두고 무한 경쟁하는 생태계에서 ‘나’의 지속가능성의 핵심이 잠재적 경쟁상대와의 ‘공존’이라는 것은 얼핏 모순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나’의 존재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만 의미가 있고 인류가 당면한 난제를 ‘우리’의 집단 지성으로 해결해 갈 때 바로 인류의 생존과 삶도 지속가능할 것입니다. 나아가 연세가 지향하는 지속가능성은 ‘우리’라는 종(種)을 넘어 ‘자연’과 조화롭게 공존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하늘, 땅 그리고 사람의 학문을 융합하는 ‘연세다움’과도 상통합니다.


저는 ‘공존’이 우리 연세가 추구하는 가치이며, 교육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넘어서 ‘우리’를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바로 연세가 길러내는 인재이자, 사회의 엘리트여야 합니다. 성경에도 그런 말이 있습니다. ‘혼자 있다 넘어지면 일으켜 줄 사람이 없어 불행하지만, 두 사람이 함께 있으면 한 사람이 넘어져도 다른 사람이 일으켜 줄 수 있다. 한 사람이라면 패하겠지만,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다.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라고요.


졸업생 여러분,


저는 여러분이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을 일으켜 주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들이 일어나 또 다른 이들을 일으킬 겁니다. 그리고 설령 여러분이 휘청인다면, 그들이 여러분에게 손을 내밀 겁니다. 서로 돕고 선을 이루는 것이 여러분의 성장이고 행복이길 바랍니다. 여러분은 그럴 능력도 자격도 갖춘 연세인입니다.


진리와 자유로 인류의 가능성을 열어갈 연세인 여러분,

여러분이 수년간 연세 교정에서 쌓은 지혜와 우정을 이제 세상과 나눠 주시길 바랍니다. 지혜를 나누어 여러분의 지혜가 더 커지길, 우정을 베풀어 여러분의 마음과 세상이 우정과 온기로 가득하길 바랍니다. 세상의 병든 곳을 치유하고, 미움과 분쟁을 허물고, 우리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나갈 주역이 되십시오. 그리하여 여러분이,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40만 연세 동문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곧게 이어 나가시길 응원합니다.


졸업생 여러분의 찬란한 미래를 축복하며 이 기쁜 자리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8월 30일

연세대학교 총장 윤동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