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학위수여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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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5.02.26

2025년 2월 학위수여식사


오늘 영예로운 학위를 받고 정든 교정을 떠나는 여러분,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여러분들 곁에서 사랑과 응원을 아끼지 않으신 학부모님들께 깊은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여러분의 이 빛나는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귀한 발걸음해주신 허동수 이사장님과 이사님들, 이경률 총동문회장님, 전임 총장님들 그리고 동문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특히, 우리 졸업생들이 훌륭한 연세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 학문적 역량과 연세의 가치를 심어주신 교수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연세인 여러분,


오늘부터 여러분은 연세대학교의 동문이 되고, 연세대학교는 여러분의 모교가 됩니다. 이제 여러분은 학생의 신분을 벗고, 연세의 둥지를 떠나 더 큰 세상을 향해 날개를 펼칠 것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여러분이 연세 교정에서 쌓은 지식과 지혜, 공감과 소통, 협력과 혁신의 능력을 세상과 나눌 때가 되었습니다.


모두들 아시다시피, 우리는 지난 가을 우리 연세 동문인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가슴 벅찬 소식을 들었습니다. 전 세계에 한국문학의 저력을 보여주고, 인간의 고통에 대한 치열한 공감과 뜨거운 사랑으로 세계인의 가슴을 울린 한강 동문의 낭보는, 대한민국 국민이자 연세인으로서 우리 모두에게 큰 자부심과 기쁨을 안겨주었습니다.


혈관에 따뜻한 피가 흐르는 살아 있는 자의 온기로, 고통받는 이들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끌어안는 한강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저는 다시 한번 공감과 연대의 중요성을 되새깁니다. 진화인류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브라이언 헤어 박사는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책에서 공감과 협력의 능력이 인간이 지닌 최고의 기술이라고 말합니다. 힘이 세고 지능이 뛰어난 동물보다, 친절하고 잘 소통하는 다정한 동물이 환경에 가장 알맞게 진화한 동물이라는 것이지요.


정치적, 사회적 혼란 속에서 대립과 혐오가 팽배한 요즘, 저는 여러분이 공감과 협력 능력을 갖춘 성숙한 연세인으로 이 분노와 혐오의 시대를 넘어서길 바랍니다. 연세대학교에서 쌓은 지식과 능력으로 여러분의 삶과 인류 공동체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길 바랍니다. 훌륭한 연세인으로서 빛나는 졸업을 맞이한 오늘처럼, 여러분이 개인을 넘어서 언제나 공동체 정신을 잊지 않는 진정한 엘리트로 살아가길 바랍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의 가족, 친구, 교수님들이 없었다면 여러분의 지금 성취도 가능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공동체는 서로를 지지하며 우리가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 가장 큰 힘이자 버팀목입니다. 우리는 개인을 넘어, 우리로서 함께 하기에 더 큰 꿈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졸업과 함께 여러분은 더 큰 공동체의 구성원이 됩니다. 직장, 사회, 국가, 그리고 더 나아가 세계라는 무대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될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열정과 재능이 공동체 발전에 도움을 준다면,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축복된 걸음이라는 점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사랑하는 연세인 여러분,


오늘날 100세 시대는 단순한 슬로건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인생이 4막으로 구성된다고 생각합니다. 농구 경기에 비유하자면 4쿼터입니다. 졸업생 여러분은 이제 2쿼터, 인생 2막을 시작합니다. 1쿼터 동안도 최선을 다해 왔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2막부터가 본격적 시작이고, 둥지를 떠나 여러분의 날개로 스스로 세상을 날아야 하는 시기입니다. 또한 많은 경험과 단련을 통해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누구보다 높이 날고, 누구보다 멀리 보는 독수리처럼, 여러분이 진리와 자유의 정신을 지키며 너른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인재로 날아가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친절한 연세 독수리이자, 행복한 사람으로 비상하길 바랍니다. 언제나 여러분을 사랑하는 연세가 여러분의 비상을 응원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졸업을 축하드리며, 여러분의 앞날에 하나님의 사랑과 무한한 축복이 늘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2025년 2월 24일

연세대학교 총장 윤동섭